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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이들을 데리고 온 것은 나다. 내 책임이다!’그렇게 생각한 장항은 연영영의 얼

굴을 떠올렸다. 남모르게 가슴앓이를 하게 한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자 기분이 좋아졌다

. 하지만 가슴도 아파왔다.자신이 사랑하는 그녀가 초일을 죽이려 하기 때문이다. 약속

을 어기며 오히려 그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에 실망감과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그녀에

대한 마음이 많이 사라져갔다.”소성주는 자신의 신분을 잊은 것이오? 천왕성의 소성주

라는 신분은 그렇게 가볍게 다닐 신분이 아니오!”구잔월의 강경한 말에 천여랑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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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들었다. 구잔월의 말이 어떤 뜻인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천여랑은 구잔월을 쳐다보며 말했다.”그래서요? 그래서 저는 아무것도 하지 말

고 가만히 앉아 주는 떡이나 먹으라는 이야기인가요? 저도 사람이에요, 저도 제 인생이

있어요. 제발 부탁이에요, 그냥 저희를 못 본 척할 수는 없나요?”구잔월은 고개를 흔들

었다.”소성주는 후회할 것이오. 소성주가 아무리 부정을 한다 하여도 소성주는 천왕성

의 소성주요, 이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 현실이오.””그렇지 않아요, 제가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제발 부탁이에요!”천여랑은 그렇게 외쳤다. 마음속에서 그동안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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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바랐던 이야기이다. 천여랑은 정말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초일의 옆에 있으

면 그것으로 족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 천여랑은 그것이 슬펐다.

어느새 천여랑의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그런 그녀의 간절한 마음도 구잔월의 마음을 돌

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의 마음에 더욱 초일을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성주님이 바라고 계시오.”구잔월의 무감정한 싸늘한 말에 천여랑은 멍한 눈으로 구

잔월을 바라보았다. 결국 이렇게 될 것을…, 그동안 그렇게 방황한 자신의 마음도 구

잔월의 한 마디에 날아감을 느꼈다.그런 천여랑의 어깨를 초일이 잡았다. 초일은 아무

런 말 없이 천여랑의 어깨를 잡고 그녀의 앞으로 한 발 나왔다.”초 가가……!!”초일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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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랑이 걱정스런 얼굴로 자신을 ‘가가’라 부르자 그 목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았다. 이

런 마음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는 것이었다.그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며 자신의

앞에 섰을 때 초일은 처음으로 무언가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태어나서 처음

었다. 이렇게 행복한 순간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천여랑은 자신과 함께하고 싶어한다.

초일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나는 낭인이야, 저자의 말처럼 여랑은 소

성주이고……. 그래도 좋아?”초일은 천여랑이 애써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것이면 되었기 때문이다. 초일은 더 이상 바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