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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돼도 역시 안 되겠는걸! 저 여자들이 이 계곡 속을 샅샅이 뒤질 모양이니, 우리는

어떻게 벌거숭이가 되어 가지고 밖으로 나갈 수 있단 말인지?”소세옥은 고개를 끄덕끄덕

할 뿐.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 봐도 묘안은 나오지 않았다. 매약화 아가씨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동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아무런 방법도 없는 것이다.매약화 아가씨는 소세옥이 찍

소리도 못하고 있는 것을 보자, 또한 번 땅이 꺼지도록 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어떻게든

대책을 세워야만 돼! 이렇게 언제까지고 얼빠진 사람처럼 멍청히 서 있기만 할 수는 없

잖아?”소세옥이 쓰디쓴 미소를 입가에 띠고 대꾸했다.”일이 정말 난처하게 되었소. 이렇

게 되면 나 역시 도저히 동굴 밖으로 나갈 도리가 없소!”매약화 아가씨는 한참 동안이나

골똘히 생각해 봤다. 역시 속수무책이었다.한참만에야 아가씨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우님은 이 동굴 근처에서 큼직한 나무 잎새나 굵직한 등나무덩굴을 가져 올 수 없을까

? 나무 잎새로 몸을 가릴 수 있다면 무엇보다도 좋은 방법일 텐데!”소세옥은 매약화 아가

씨의 말을 듣고 보니 그 방법 외에는 다른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즉시 고개를 끄

덕끄덕하고 대답했다.”좋소! 나는 누님의 분부대로 하리다! 단지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

은 누군가 또 동굴 근처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오!””누구 말이야? 그 여자들은

모두 다른 데로 가버렸는데‥‥‥‥””누님, 방금 그 여자들이 하던 말을 못 들었소? 그 여자

들이 뒤쫓고 있는 것은 만씨라는 또 다른 아가씨라고 하던 말을?””만씨 아가씨! 그 아

가씨도 신영궁에서 나왔나?”소세옥은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천만에! 그 아가씨는

현도노인의 손주딸이오. 이름은 빙여라고 하오!””현도노인이라구? 그러면 바로 거금

백 년 전에 화산 옥황봉 꼭대기에서 남신, 북제와 무술을 토론한 일이 있다는 영산에

거처하고있는 현도노괴 말인가?””바로 그 늙은 괴물 말이오!””뭐라구? 아앗!”매약화

아가씨는 깜짝 놀라며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다음 말을 했다.”아우님도 그 늙

은 괴물의 손주딸을 안다는 건가?”소세옥이 고개를 끄덕끄덕했다.”그 아가씨는 알게

된 지 불과 이틀밖에 안 되었소. 그런데 나는 그 여자와 헤어지자마자, 바로 뜻밖에도

그 복면을 한 못된 놈의 악독한 계교에 빠지게 된 것이오!”매약화 아가씨는 너무나

뜻밖이라는 듯, 이상한 표정을 하고 또 물었다.”그렇다면, 그 늙은 괴물의 손주딸이라

는 아가씨도 역시 아우님을 찾아서 여기 왔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