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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는 사람은 친구가 되시오? 그렇잖으면 적(敵)이 되시오?”매약화 아가씨는 깜짝 놀랐다.

“어디, 선생께서 먼저 알아 맞춰 보세요!”점쟁이 노인이 글자 풀이를 하는 말.”임(林)자는 나

무(木)에 속하는데, 나무가 불(火)을 만났으니 이건 서로 상극이 되는 글자들인걸! 나무는불이

될 수도 있고, 불은 나무를 태워 버릴 수 있고‥‥‥‥ 만약에 아가씨가 찾고 있는 사람이 친구

라면 그것은 서로 더욱 친해질 수 있지만, 만약에 그 사람이 적(敵)일 경우에는 아주 상극

이 되어서 들어맞지 않겠소!”매약화 아가씨는 점쟁이 노인의 말에 일리가 있다 생각하고

연거푸 또 물었다.”더욱 친해지는 건 뭐구, 상극이 된다는 건 뭔가요?”점쟁이 노인이 히죽

이 웃었다.”아가씨, 이 늙은 것이 탁 털어 놓고 말씀 드려도 노하시지 않겠소?”매약화 아가씨

는 시원스럽게 대답했다.”괜찮아요! 어디, 말씀해 보세요!”점쟁이 노인은 그제서야 이죽이죽

말을 꺼냈다.”서로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은, 두 사람이 한 몸이 되어서, 아가씨와 그 사람이 한

쌍의 애인들이 될 수 있다는 의미고‥‥‥‥ 상극이 된다는 말은‥‥”강주 아가씨가 옆에서 듣다

가 흥미 진진해져서 웃는 낯으로 성급히 재촉을 했다.”어서 말씀해 보세요! 상극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점쟁이 노인은 시치미를 뚝 떼고 점잖게 천천히 말했다.”상극이란 말

은, 만약에 아가씨가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길한 일보다는 나쁜 일이 많게 된다는 의미요

! 즉 그것은 부나방이 불속으로 뛰어들어서 자기 자신을 태워(焚)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

결과가 되고 말 것이오!”평생을 오만 불손하게 안하 무인격으로 살아온 매약화 아가씨는

가당치도 않은 말이라는 듯 코웃음을 쳤다.”흥! 노인 말씀은 그 사람의 무술 재간이 나보

다 월등 낫다는 말씀인가요?”점쟁이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사람의 무술 실력이자

재간이 어느 정도인지 그야 내가 단정할 수 없지만, 어쨌든 나타난 글자대로 풀이를 한다

면, 역시 아가씨는 그 사람을 만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 같소!”매약화 아가씨는 또 한

번 코웃음을 쳤다.”흥! 그건 노인께선 상관하실 일이 아니고, 대관절 어딜 가면 그 사람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점쟁이 노인은 손에 잡고 있던 종이 쪽지를 다시 한 번 내려다보면

서 말했다.”동쪽은 나무(木)에 속하고, 남쪽은 불(火)에 속하니까, 그 사람을 찾으려면 이 성

(城) 동남쪽으로 가 보시오. 일목(一木)은 십팔(十八)이고 쌍목은 삼십육이니 글자에 나타난

대로 풀이를 한다면 여기서 삼십 리 이상 떨어진 곳에 있을 것이오. 그러나 불화(火)라는 두

점 아래 한 사람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