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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하기야 냉매선자의 특제품인 천일취 천하 명주만큼이야 못하겠지만요.”화상은 신바람이

났다. 그러나 흡족하지 않다는 말투였다.”괜찮소, 괜찮아. 그런데 아가씨, 어째서 좀더 많이

가져오지 못하구?”여자의 음성이 또 들려 왔다.”대사님! 일이 다 끝난 다음에 우리 신영궁에

한 번 놀러 가세요. 천하 명주랄 것은 없지만, 이 정도의 백화주쯤은 대사님께서 사, 오년 동

안 잡수실 만큼 있으니까요.”사마림 아가씨는 아직도 나이가 어린 편인지라 신영궁이란 뭣하

는 곳을 말하는 것인지 알 까닭이 없었다.참다못해서 고개를 돌리고 연비에게 물어 봤다.

“젊은 친구! 신영궁이란 뭣하는 곳인지 알아?”연비의 얼굴 표정은 놀라움과 의심스럽다는

기색이 한데 엉클어져 있었다.나지막한 음성으로 속삭이듯 가만가만히 대답했다.”무예계에

는 남신(南神)과 북제(北帝)라는 굉장한 거물급 선배님이 두 분 계십니다. 아가씨는 아직 그

것도 모르시나요? 신영궁이란 바로 남신이 거처하고 있는 곳이죠.””아! 참, 생각나는군.”

아가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다음 말을 계속했다.”맞았어! 바로 저, 무슨 신영시자란

사람 말이지? 그 남신이라고 하는 인물은?”연비가 여전히 조심조심 나지막한 음성으로

대답했다.”그렇습니다. 저기서 말하고 있는 아가씨는 바로 신영시자의 따님 같습니다.”

두 젊은이들이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조용조용히 이야기를 하고있을 때, 저편에서는 느닷

없이 화상이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아! 정말 근사한 술이다! 기막힌 술이다!”비운이라

고 불리는 여자의 음성이 호들갑스럽게 웃고 나더니, 말소리가 잇달아 들려 왔다.

“호호호‥‥‥ 호호호! 대사님! 저는 여기 기막히게 맛 있는 술안주를 가지고 있다구요.”

화상은 귀가 번쩍 뜨이는 모양이었다.벌컥 소리를 질렀다.”사람 약 올리지 말고 빨리

내놓아라.”비운이라는 여자가 대답했다.”이건, 제가 개에게 먹이려고 특별히 가지고 온

거예요. 술안주를 하시라고 드릴 수는 없어요.”화상은 약이 바짝 올랐다.”망할 년! 이건 일

부러 나를 약을 올리려고 계획적으로 하는 수작이구나. 천하에 고얀 년 같으니‥‥‥‥””그런

게 아녜요. 정말이라니까요.”비운이란 여자의 말이 그치는 순간, 쉭! 하고 요란스런 휘파

람소리가 들려 왔다. 잇달아 쉭! 쉭! 쉭! 개 짖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하늘로 퍼져 올라

갔다.개는 휘파람 소리를 듣자 어디선지 난데없이 달려오는 모양인데 빠르기가 쏜살 같

ㅍ았고, 그 사납고 억세고 우렁찬 음성이 결코 보통개가 아닌 모양이었다. 비운이라는

여자의 음성이 또 들렸다.”신구(神狗)야! 이리 와. 내 닭고기 구운 것을 먹여 줄게.”

화상은 약이 오르던 생각도 잊어버리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