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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그때가 되거든 사건의 진상을 확실히 규명해 봐라!”강주 아가씨가 또 앙칼지게

소리를 질렀다.”좋다! 그건 그렇다 치고, 어차피 나와 맞닥뜨린 이상에는 저 아무 죄도

없는 아가씨와 스승 두 분을 까닭 없이 저 꼴을 만들어서는 안 돼! 그대는 무슨 모질고

악독한 수법을 썼다는 거지? 빨리 이 언니의 혈도를 풀어 주고 살아날 수 있도록 줘야

돼!”무영객은 신영궁과 원한을 맺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또 쉽사리 가려내기

어려운 연막 전술을 써서 소세옥의 죽음은 육대 문파의 소행이라고 뒤집어씌워 버릴

배짱이었다.언뜻 보아서 강주 아가씨는 나이 어린 탓으로 속임수에 쉽사리 넘어갈 것

같았다. 그래서 적당히 어물쩍해 넘기고, 그 이상 아가씨들에게 손을 대지 않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그런데 강주 아가씨는 그런 눈치도 모르고 악착같이 남의 일에 간섭을 하

고 나서고, 이 자리를 뜨지 않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이제 와서는 숫제 유사고 아가씨

의 혈도를 풀어 주어서 살려 놓으라고까지 앙탈을 하니, 무영객으로서는 뭣이라 대답을

해야 좋을 것인가?또 한 번 너털웃음을 쳤다.”허허허 ! 헛! 헛! 이 철부지 계집애야. 남의

일에 쓸데없이 간섭하고 나서지 말란 말이야! 내가 신영궁을 겁내는 것은 아니다! 단지

너희들과 원한을 맺기 싫다는 것뿐이다! 만약에 이 이상 나를 귀찮게 군다면‥‥‥ 그때는

나도 어쩔 수 없이 ‥‥‥ 헤헤헤!””어쩔 수 없이 어찌겠다는 거지?””저기 나자빠져 몸부림치

고 있는 계집애처럼 되는 것뿐이다!”이렇게 대답하면서 부영객은 괴로움을 못 이겨 죽을

것만 같이 신음하고 있는 유사고 아가씨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강주 아가씨는 한편 어

깨를 으쓱 치올려 뵈며 일부러 콧소리를 크게 냈다.”흐흥! 내가 그대를 그렇게 무서할

줄 알구?”계집종 비운도 옆에서 참다못해 한 마디를 했다.”그래요! 듣자니 당신의 현천비

학(玄天秘學)이 아주 천하에 대단한 재간이라는데, 한 번 이런 기회에 우리들에게 구

좀 시켜 주시는 게 어떨까?”이때, 또 유사고 아가씨의 처참한 신음 소리가 들려 왔다.

“으흐흐흐응! 아야야! 아야야!”목청이 갈라져서 마치 깨진 징을 두들기는 것같이 듣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강주 아가씨는 너무나 불쌍하고 가엾어서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었다. 훌쩍 바람처럼 몸을 날려,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유사고 아가씨의 수혈(睡穴)

을 찔러서 잠들게 해주었다. 맑은 정신으로 당하는 고통보다는 차라리 잠들어서 괴로움

을 잠시나마 잊어버리는 것이 유사고 아가씨를 위해서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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