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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혈광이 피어났다.”그 화산파의 애송이입니까?””그렇네.””그렇다면 조금 전에 곡에 들어간 그

놈이란 소리이군요.”가만히 중얼거린 윤불은 내공을 모아 소리쳤다.”주살하랏!”윤불의 사자후가 터

짐과 동시에 핏빛 물결이 곡의 입구를 향해 흘러 들어갔다. 하지만 그 강렬한 투기는 조금 전과

판이하게 달랐다. 모두 사나운 얼굴이었으며 검은 더욱 차갑게 변했다. 막 뒤를 따르려 하던 윤불

은 차가운 얼굴로 장수이를 바라보았다.”책임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윤불은 장수이가 돕

지 않아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 원망이 장수이에게로 향했던 것이다.”나 역시 목숨

으로 갚을 생각이네. 그전에 그 애송이를 죽여겠지.”그렇게 말한 장수이는 윤불을 지나 곡으로

향했다. 윤불은 아직도 믿을 수 없었다.콰쾅!절벽을 내려온 우운비는 갑자기 들리는 폭음 소리

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벌써 뚫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곧 이어 천지를 흔드는 굉

음과 함께 무너지는 소리와 푸른 머리를 휘날리는 능풍운이 하늘에서 떨어져내렸다. 모두의 얼

이 능풍운의 신비스런 모습을 바라보았다.”어떻게 된 거야?”능풍운이 내려오자 우운비가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능풍운은 침중한 안색으로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곡의 입구를… 막았네.”

“뭐?”능풍운의 말에 우운비는 놀란 얼굴로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화난 얼굴로 능풍운을 향해

소리질렀다.”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어떻게 된 거야? 저 위에 계시는 두 분은 어떻게 하고?

너 지금 우리만 살자고 저분들을 희생시키자는 것이야? 그런 거야? 앙! 그런 거냐고! 말해 봐,

이 자식아!”우운비가 굳은 얼굴로 소리치자 그것을 바라보는 모두의 얼굴이 어둡게 변해갔다.

우운비는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두의 얼굴을 대하자 눈을 부릅떴다. 그리고 고개를 흔들

었다.”모두 어떻게 된 것 같아. 자기만 살겠다고 그렇게 있다니. 난 올라가 봐야겠다.”그렇게 말

한 우운비는 몸을 돌렸다.”그만둬!”몸을 돌린 우운비를 향해 능풍운이 소리쳤다. 그러자 우운비

는 인상을 찌푸리며 한광을 발하고 능풍운에게 다가갔다. 우운비의 몸에서 살기가 일어났다. 그

기운이 주위를 더욱 차갑게 만들었다.”너는 지금 나보고 혼자 살겠다고 도망치라는 것이냐? 난 절

대 그렇게 못 해.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아.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살고 싶지도

않아!”우운비가 싸늘히 소리치자 능풍운의 아미가 찌푸려지며 몸을 떨었다. 심적인 충격이 컸기 때

문이다. 무엇보다 알아주지 않는 우운비에게 섭섭했다. 친구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친

구가 자신의 마음을 못 알아주는 것이다.”그만두세요!”위지가려가 더 이상 보지 못하고 능풍운의 옆

에 서서 우운비에게 말했다. 그 뒤로 남은 사람들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