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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면서 빈정거리는 말투였다.”이건 내가 굉장한 실례를 했군! 여기 들어 오지 않을 것을‥‥‥ 두

젊은 친구들의 신바람 나는 장면에 내가 산통을 깨뜨려 놓게 되었으니‥‥‥ 대단히 미안하게 됐어

! 용서해요!”예봉 사마림 아가씨는 상대방의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화가 발끈 치밀었다. 얼굴

빛이 핼쑥하게 변하면서 날카로운 음성으로 톡 쏴 주었다.”잘 아시지도 못하는 쓸데없는 말씀은

삼가시는 게 좋을 거예요!”연비도 갑자기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자못 정중하게 말했다.”정 부인! 그

런 말씀은 함부로 하시지 않는 게 좋으실 줄 압니다. 소생이 솔직히 말씀 드립죠. 이 사마림 아

씨는 어떤 원수 놈의 잔인하고 악독한 흉계에 빠진 몸이 되었다가, 오늘 아침결에 간신히 구사

일생으로 놈들의 손아귀에서 탈출했습니다. 그래서 창졸간에 어찌할 도리가 없어, 소생의 장삼(

長杉)을 입게 되신 것뿐입니다. 저희들이 이곳에 온 것은 혹시나 의복을 빌어서 갈아 입을 수

있을까해서 온 것이지, 다른 아무런 까닭도 없습니다!”천수관음 손추평은 추호도 화를 내는 기

색이 없었다.입술을 쫑긋쫑긋하더니 또 이상한 질문을 했다.”그러면 젊은 친구들은 오래 전부터

사귄 사이가 아니었던가?”연비가 서슴지 않고 대답했다.”소생과 이 사마림 아가씨와는 어제 아

침결에서야 서로 알게 된 사이입니다.”손추평은 또 그 날씬한 허리채를 한들한들, 탐스런 둔부

를 갸우뚱갸우뚱 흔들며 교태를 부리고 간사스럽게 웃고 나서야 다음 말을 했다.언짢게 생각지

말아요! 화내지 말구‥‥‥ 내가 경솔한 말을 해서 잘못했으니 ‥‥‥‥”연비에게 이렇게 말을 하면서도

, 천수관음 손추평의 매서운 시선은 곁눈질을 해가며 사마림 아가씨의 아래위를 유심히 훑어보

고 있었다.사마림 아가씨는 내심 불쾌해서 견딜 수 없었으나 억지로 이를 악물고 참는 수밖에

없었다.왜냐하면, 이 순간의 사마림 아가씨로서는 몸에 걸친 옷이라고는 연비의 홑껍데기 장삼

한 벌밖에 없고, 안에는 알몸뚱어리 그대로 몸을 가린 것이 아무 것도 없어서, 여전히 옷을 입

은 둥 만 둥 허전하기 비길 데 없고, 벌거벗은 몸이 공중에 떠 있는 것같이 불안함을 금할 길

이 없기 때문이었다.그래서 당장 아가씨의 발등에 불이 떨어질 듯 급한 것은, 어떻게해서 든지

여자의 아래위 옷을 한 벌 얻어 입어야겠다는 생각뿐, 그밖의 일은 마음속에 둘 정신적인 여

유가 없었다.치 빠르기로 누구에게 떨어지지 않게 예리한 신경의 소유자였다.상대방을 경멸한

다는 듯, 소리도 안 나는 웃음을 피시식 웃고 나서 다음 말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