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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도 이렇다 할 만한 이상적인 남성을 만나 본 일이 없었다. 그래서 처녀로서의 꽃다운 시절

을 허송 세월하지 않을 수 없었다.세상 사람들은 이 여자의 차갑고 매섭고 편벽되고 과격한

성격을 잘 아는지라 좀체로 접근하려고 하지 않았다.그뿐이랴.경혼검이라는 검술이 또 세상

을 놀라게 하고 있는 여성이고 보니, 아무 것도 모르고 이 아가씨에게 덤벼드는 남성이라면

그는 꼭 망신이나 하기 좋은 어리석은 인간에 불과했다.아가씨의 정체를 잘 아는 남성도, 자

신의 무술 실력이나 재간이 이 여성을 따를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될 때에는, 아가씨를 가

르켜 한 떨기의 차갑고 매서운 가시가 돋친 아름다운 꽃에 불과하다고 표현했다. 어떤 사람

도 아가씨를 섣불리 건드려 볼 생각을 못했다. 주책없이 집적댔다가는 아가씨의 환심을 사지

못하는 것은 고사하고, 잘못하다가는 경혼검 칼끝에 목숨까지 잃어 버릴 판이니 말이다.이런

까닭으로 매약화 아가씨는 절세의 미모를 지녔는데도 상대해 주는 남성이 없었다. 섣불리 접

근해 보려는 남성조차 없었다.한 여성이 이렇게 되고 보면 그 내심의 허전하고 쓸쓸함이란

이루 형언키도 어려운 것이다.괴퍅한 성질 때문에 찬란한 처녀 시절을 헛되이 보내고 나니,

성미는 갈수록 점점 더 편벽되고 과격하고 매섭게 쌀쌀스러워져서 사람들은 이 여성을 보기

만 해도 겁을 집어먹었다.경혼검 매약화 아가씨는 마차 속에 앉은 매혹적이고 아리따운 소

녀가 자기에게 말을 건네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매약화 언니!”음성이 어쩌면 그렇게 부

드럽고 다정스러울 수 있을까?매약화 아가씨의 얼음장같이 싸늘하던 얼굴도 봄눈 녹듯 스르

르 풀어지는 것 같았다.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를 띠고 물어 왔다.”젊은 아가씨는 도대체 누

구지?”마차 안에 앉아 있는 소녀는 몸을 다소 움직이는 척하더니, 또 한번 쌩끗 웃으며 대

꾸했다.”이렇게 비바람이 사나운데‥‥‥ 언니! 마차 안으로 올라와 앉아서 이야기라도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매약화 아가씨의 표정은 당장에 또다시 얼음장같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 고개를 매정스럽게 옆으로 흔들면서 대답했다.”난 싫어! 나는 돌아가야 돼!”마차 안의 소

가 또 하는 말.”언니, 무슨 바쁜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난 몹시 한가한데‥‥‥ 내 이 마차로 언

니를 모셔다드릴까? 이봐요! 언니는 전신이 온통 비에 흠뻑 젖었는데 ‥‥‥”매약화 아가씨는

그제서야 자기의 몸이 물독에서 나온 생쥐같이 온통 젖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개를 쳐

아가씨는 본래, 어젯밤에 사대 문파의 사람들이 솜씨가 몹시 맵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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